캐딜락 레코드 (Cadillac Records)(2008) – 다넬 마틴(Darnell Martin)

-아래 이미지는 해당 저작권자에게 권리가 있으며 아래 글은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출연 : 제프리 라이트(Jeffrey Wright), 애드리언 브로디(Adrien Brody), 가브리엘 유니언(Gabrielle Union), 컬럼버스 숏(Columbus Short), 엠마누엘 슈리키(Emmanuelle Chriqui), 이몬 워커(Eamonn Walker), 모스 데프(Mos Def), 비욘세 노울스(Beyonce Knowles), 세드릭 더 엔터테이너(Cedric the Entertainer)

 

'영화는 제 7의 예술'이라는 리치오도 카뉴도의 100여년 전 정의가 아니더라도 영화는 다양한 요소들을 담고 있습니다.
카뉴도의 말 이전에 영화의 발명가 들(에디슨, 뤼미에르 등)은 돈이 될만한 것 혹은 신기한 것, 혹은 주마등의 실체화 구현 등 러 가지 목적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게 됐고 그 이후 다양한 형식이 가미되며 오락으로써의 영화가 이뤄졌었죠.
단순 오락에 불과하던 이 시기 카뉴도의 말은 한 발 앞 서 갔다고 생각됩니다.
그 말을 방증하듯 이 후 곧바로 영화는 예술로의 길도 병행해 걷게 됩니다.
그러나 초기 필름 다르 등의 영화에서의 한계인 드라마의 채우기는 다른 예술이나 실화에 기댄, 즉 원작 의존도의 형식을 많이 따르게 됩니다.
다양한 시도 또한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영화를 폄훼 하는 사람들의 상당 수가 아직도 그런 사고에 갇혀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뭐 이미 오래 전 많은 이들에 의해 논의가 끝난 이야기인지라 이렇게 거창하게 떠들 필요도 없지만…

 

 

각설하고 오늘 소개할 작품으로 2008년 작인 ‘캐딜락 레코드(Cadillac Records)란 영화가 있습니다.
이 영화 역시 '실화'라는 소재의 외부적 선택을 했고 거기에 '유명인 들의 실화'라는 요소에 그들이 음악인이었다는 데에 더 많은 것을 기대어 가지요.
그리고 그 시대라는 가장 큰 소재를 현대의 영화에 얹혀 줬습니다.
이 정도면 참으로 훌륭한 토핑이라 할 수 있지요.
가장 미국적이며 가장 혼합된 음악이라 할 수 있는 블루스를 소재로 했으니 더욱 손 쉬우며 매력적인 선택이기도 합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블루스 자체가 노예로 끌려 온 아프리칸의 감성과 한 그리고 서구의 음악이 변종교합 된 한 형식이니까요.

 

 

이 영화의 시작 역시 1941년의 미시시피. 남북전쟁 이후 무늬는 자유인이 됐지만 실제로는 아직도 노예와 같은 수탈과 차별, 모욕을 겪어야 했던 흑인들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영화 속에서 이야기의 화자인 윌리 딕슨, 실질적인 주인공인 레오날드 체스와 무디 워터스>

노동요적 음악으로써 밖엔 삶을 표출할 수 없었던 갑갑한 현실의 흑인들 중 음악을 통해 자아를실현 하려고 그 곳을 벗어난 청년 무디 워터스(Muddy Waters-제프리 라이트(Jeffrey Wright))의 얘기로 이 매력적인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그리고 또 하나 노예로 끌려온 아프리칸과 달리 굶주림의 속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개척의 삶에 뛰어든 가난한 폴란드계 이주민의 아들인 또 다른 청년 레오날드 체스(Leonard Chess-애드리언 브로디(Adrien Brody))의 야망 또한 시작됩니다.
가난과 함께 천대받던 흑인의 음악으로 돈을 벌겠다는 꿈 때문에 애인의 아버지로부터 강제적 결별을 종용 받게 됐고 그로 인한 절치부심과 야망이었던지 체스는 음악클럽을 열게 됩니다.
이 후 체스 레코드의 설립과 많은 뮤지션 들의 흥망성쇠가 따르고요.
결국 짧은 단맛과 긴 쓴맛을 경험해야 했던 그 들의 꿈이 이뤄진 것(?)은 후의 백인 후배들의 락 앤 롤이 본격화 되고 그들이 재조명 받기 시작 하면서가 아닐까 합니다.
이 방대한 배경의 이야기는 이야기의 재미를 위해 당연한 얘기지만 일부의 축약을 할 수 밖에 없었는데요.

 

 

그들이 잘 나갔던 시대가 캐딜락을 계약금 대신 주는 체스의 모습('캐딜락 레코드'라는 제목의 이유겠죠)과 줄줄이 따르는 여자들과 술, 마약 등으로 점철되고 어려운 시절은 체스와의 불투명한 금전관계 그리고 그들이 힘들어 하는 모습, 그리고 결국 체스 레코드가 문을 닫는 모습으로 보여줍니다.(물론 소송을 통해 뮤지션 들이 체스의 주인이 되고 오늘 날의 음악에도 그 정신은 이어지고 있죠.)
그리고 무디 워터스를 존경해 그의 노래에서 그룹명을 딴 롤링 스톤즈의 초청으로 그들이 영국무대에 오르게 되며 그들이 모두 락 앤 롤 명예의 전당에 올라있다는 식의 전형적인 귀결을 보여줍니다.
와중에 하울링 울프와의 반목, 리틀 월터의 방종과 죽음, 척 베리의 구속 등등이 쭉쭉 흘러갑니다.
그렇담 이런 좋은 소재에 좋은 출연진을 가진 영화인데 아쉬움은 없느냐하면…
위의 소재의 훌륭함과 배우…… 그 것이 다라고나 할까요? 영화는 왠지 빈 곳과 허점이 많이 느껴집니다.
처음 부분의 흑인마을의 정서처럼 느리던 호흡은 상영분량에 쫓겼다고나 할까 비약이 속속들이 나타납니다.
배우들의 호연이 그러한 빈 곳을 선방했다고나 할까?
나름의 축약과 영화적 재미를 위해 형제였던 체스의 운영진을 단일인물로 하고 그의 불투명한 금전관도 업적을 더 내세우며 두루뭉술 넘어가며 체스 레코드의 경영권을 넘긴 뒤 실제론 몇 개월 뒤에 죽었지만 문을 나서며 차량의 사이드 미러로 체스의 간판을 바라보며 바로 심장마비사 했다는 식의 극적 진행.

 


또 하나의 아쉬움은 락의 아버지 척 베리라는 인물에 대한 간략한 표현과 그가 구속되었던 흑인사회의 비극(영화에서도 소개 됐듯 백인 여자에게 휘파람을 불었다는 혐의로 소년이 살해당하고 버스에서 백인 남성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아 체포당한 로자 파크스 사건이 있던 시기였으니)은 단면적으로 넘어갑니다.

 

 

그리고 극의 간략한 진행을 위해 윌리 딕슨(Willie Dixon)-세드릭 더 엔터테이너(Cedric the Entertainer)분)의 내레이션으로 많은 곳을 넘깁니다.
완급이 부족한 이런 건너 뛰기식 구성과 실존 인물이 엄청나게 싫어했다던 비욘세 놀즈의 연기(물론 에타 제임스 본인의 입장에선 이제사 자신의 어두웠던 과거를 들추는 것도 불만인 터에 자신의 가수로써의 넘치는 프라이드에 대비해 패셔니 스타인 비욘세가 불만일 수도 있겠죠.-비욘세를 폄하하는 것이 아닙니다. 관점의 문제겠죠. 본인이 ‘걔가 내 노래 부르는 거 싫어’라는데야… 그래도 나중에 다른 무대에서 만나서 엄청 친한 척 했다죠?)는 에타 제임스의 의견과는 많이 다르겠지만 어쨌던 불만족스런 부분입니다.
망가져도 예쁜 메이크업(우리 사극에서 많이들 욕먹고 있는 것처럼)이나 노래를 부르는 모습 또한 평소의 열정적인 자신의 무대 보다도 더욱 예쁘고(?) 정돈되게 보이니까요.

 

 

너무 예쁘게 나왔다는 데에 ‘여배우가 예뻐도 불만이냐?’ 뭐 그런 것이 아니라. 본인의 의도인지 감독의 의도인지 알 수는 없으나 처절한 삶의 상흔과 슬픔을 표현함에 있어 그 시대의 절망이 패션이 되고 그 시대의 희망 또한 패션이 되는 그런 느낌이랄까?
그러나 그 것도 큰 문제는 아닙니다.
어차피 깊은 감정연기를 했더라도 중구난방 들뜨는 구성은 그를 잡아낼 여력이 없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뷔페에 온 것처럼 작은 그릇에 이 것 저 것 넣을 것은 많은데 맛있게 먹을 것만 깔끔하게 담아내지 못하고 그저 많이 여러 가지 담아보려는 욕심이 보인 달까?
선택과 집중이 있었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했기에 그냥 표면만 훑다 지나가는 그런 느낌. 배우들의 호연에서 내면의 슬픔을 느낄 사이 없이 무덤덤히 흘러가는 진행…
그렇다고 이 영화가 나쁘냐고요?       
그렇다면 ‘아니’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런 저런 요소를 빼더라도 충분히 매력적인 소재와 음악이 있기에 볼 가치 충분한 영화니까요.
그런데 자주 있는 일이지만 우리의 극장은 이 영화가 돈이 되기가 어렵다고 판단했는지 큰 스크린, 좋은 스피커로 볼 기회를 주지 않는군요.

Posted by thekin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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